군수공장에서 비행기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배리 케인(로버트 커밍스)은 공장에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에 쫓긴다. 완연히 히치콕 특유의 분위기. 이윽고 경찰의 수배를 피해 달아난 그는 정체불명의 진범 미스터 프라이(노먼 로이드)를 찾아다니지만, 단서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 그 와중에 한 소녀 패트리샤 마틴(프리실라 레인)을 만나고, 그녀는 처음엔 의심하지만 결국 그를 믿고서 돕는다. 그런데 뉴욕으로 흘러든 배리는 사보타주 집단이 존재하고 이들이 사회의 저명한 지도자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미스터 프라이를 추격하는 그는 마침내 새로운 테러가 발생하기 직전의 위기 일발에 처하고, 자유의 여인상 위에서 아슬아슬한 대결을 펼친다.

보통 히치콕하면 떠오르는 스릴러 영화, 즉 <39계단> <영 앤 이노센트>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와 거의 흡사한 내러티브의 영화이다. 단지 이 영화는 할리우드 특유의 분위기를 잘 보여 주는 것이 특징이자 다른 점이다. 캘리포니아의 항공기 공장에서 방화사건이 발생하고 주인공 배리는 용의자로 지명된다. <영 앤 이노센트>처럼 순수한 소녀를 만나 범인을 추적하게 되는 줄거리. 분위기는 약간씩 틀리지만 비슷한 살인 음모와 누명을 풀어가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연출솜씨가 여실히 드러난다. 다만 너무 많은 소재와 아이디어들이 뒤섞여 있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히치콕 자신의 고백도 아이디어의 취사선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